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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부처님이 선택한 산, 조계산(`10.10.9)

산마루금 2013. 7. 9. 11:16

조계산(曹溪山, 884m)


산행코스 : 매표소→송광사→토다리→연산봉사거리→연산봉(851m)→장막골→장군봉(정상)→마애여래상→선암사→승선교→주차장 (산행시간 : 4시간40분)


소재지 : 전라남도 순천시 승주읍과 송광면의 경계

산행일 : ‘10. 10. 9(토)

같이한 산악회 : 서울동강산악회


특색 : 산의 자태보다는 산이 지닌 존귀함으로 인해 명승 제65호로 지정된 산, 산의 북쪽에 우리나라 삼보사찰의 하나인 승보사찰 송광사가 위치하고, 남쪽에는 선·교의 종찰 태고총림 선암사가 자리 잡고 있다. 두 사찰 모두 울창한 숲속에 전각과 수많은 문화재가 잘 보존관리 되고 있으므로, 꼭 산행이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꼭 들러볼 것을 권하고 싶다.

 

 

▼  산행들머리는 송광사 주차장

호남고속도로 송광사(주암) I.C에서 빠져나와 18번 국도를 타고 송광면사무소 방향(보성방향)으로 달리다가 송광사삼거리에서 좌회전 834번 지방도를 따라 들어가면 송광사 주차장에 닿게 된다. 주차장에서 집단시설지구 상가를 왼편에 두고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  주차장에서 송광사까지는 1Km 남짓, 20분 정도 같이 걷는 사람들과 못다 한 얘기를 주고받으며 걷다보면 어느덧 송광사 일주문에 닿게 된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시원한 느낌을 준다. 걷는 중간에 만나게 되는 청량각이라는 다리樓閣에서 잠시 쉬며 주변 풍물을 돌아보는 것도 하나의 운치일 듯...

 

 

 

 

 

▼  松廣寺 : 우리나라 삼보사찰〔佛寶(통도사). 法寶(해인사). 僧寶(송광사)〕중의 하나인 僧寶寺刹, 삼십일 본산 중에서도 巨刹이며 慧璘大師의 창건(770년경)이후 중흥조인 普照國師를 비롯한 16국사를 배출한데 연유하여 승보사찰이 되었다. 殿堂이 60여동에 이르러 국내 거찰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지녔다가 6.25동란에 대웅전을 비롯한 20여동이 소실되었으나, 이후 重建을 거듭하여 지금은 점차 복원되어 가고 있다.

 

 

 

▼  송광사를 떠올리면 羽化閣 밑으로 맑게 흐르는 계곡물을 건너다니게 만들어 놓은 징검다리 사진이 떠오른다. 우화각은 虹橋위에 세운 일종의 門樓형식의 건물로서, 앞에서 보면 樓閣이지만 옆에서 보면 다리역할을 하는 樓橋라는 특이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 건물이 사시사철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는 것은 밑을 흐르고 있는 청계수의 덕일 것이다. 다리 위의 우화각도 아름답지만 청계수에 비친 다리가 더욱 아름답게 보이니까 말이다.

 

 

 

▼  송광사의 명물 비사리 구시. 1724년 남원 세전골에 있었던 큰 싸리나무가 쓰러지자 이곳을 가공하여 만들었다고 전해지며, 송광사 대준의 밥을 담아 두었던 것으로 쌀 7가마분(약 4,000명 분)의 밥을 담을 수 있다고 한다. 흔히 절의 규모를 추측하는 기준으로 당간지주의 크기와 말구유, 공양(주방) 기구를 드는데, 송광사의 비사리구시는 솥의 개념을 넘어 작은 배만한 크기를 자랑한다. 이만한 寺勢였다면 호남 제1사찰로 위상을 떨치기에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  송광사를 둘러본 후, 사찰의 오른편으로 난 널따란 등산로를 따라 들어서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울창한 대나무 숲을 벗어나면, 조계산 산행 안내도가 보이고, 계속해서 진행하면 계곡을 가로지르는 콘크리트 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 건너에는 편백나무들이 하늘을 찌를듯이 솟아있고 등산로는 그 아래로 이어진다.

* 편백나무는 측백나무 科目으로서, 우리 몸에 이롭다는 피톤치드라는 물질을 많이 내 뿜는다는 침엽수의 일종이다. 침엽수 중에서도 가장 많은 양의 피톤치드를 내뿜는다니, 오늘의 산행은 그야말로 豪奢를 누리는 산행인 된 샘이다. 피톤치드란 나무가 병충해나 나쁜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방출하는 일종의 분비물을 말한다. 일본에서는 피톤치드를 이용해서 아토피성 피부병을 치료하고 있으며, 전라남도 장성군에 있는 축령산에는 편백나무가 내뿜는 기운이 항암효과에 좋다고 해서 많은 말기암 환자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제법 韻致있는 木橋도 건너며, 잘 닦인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면, 이내 ‘토다리 삼거리’에 닿게 된다. 오른편에 설치되어 있는 목교를 건너 이어지는 길은 ‘조계산 둘레길’로서 그 유명한 보리밥집을 거쳐 선암사에 닿게 된다. 조계산의 정상인 장군봉으로 가려면 왼편의 피아골 계곡을 따라 올라가야한다.

 

 

▼  장군봉으로 오르는 길은 너덜길의 연속, 말라붙은 계곡을 건너갔다 건너오기를 여러 번, 개울가 암석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이어가고 있는 나무들도 구경하면서 쉬엄쉬엄 오르면 것이 피아골을 통과하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특별한 아름다움이나 괴이함을 주지 못하는 너덜길은 그저 무심코 통과하는 것이 최상일 터이니까 말이다.

 

 

 

 

▼  싱싱하고 푸르른 숲속은 오만가지 새들의 지저귐으로 꽉 차있다. 바람이 살살 불어오고, 그 바람에 실려 오는 공기에는 풋풋한 나무 향이 듬뿍 스며있다. 조계산을 들어서는 길은 짙은 녹음에 갇혀있고, 이는 내가 늘상 원하던 길이었다.

 

 

 

 

▼  연산 사거리,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너덜길 등산로가 물릴 정도쯤 되면 어느덧 연산봉사거리에 다다른다. 턱에 찬 숨을 고르며 돌아보니 이게 웬일? 우리가 올라왔던 등산로에 ‘사람의 통행을 금지’한단다. 우리가 지나왔던 ‘토다리 삼거리’에는 그런 안내가 없었는데... 하여간 피아골을 거쳐 송광사로 내려가는 길이 폐쇄되어 있으니, 이름을 ‘연산 삼거리’로 고쳐야 맞을 듯... 연산봉으로 가는 길은 山竹길이다. 그 위는 남자성인의 키를 조금 넘을 듯한 작은 갈참나무들... 걷다보면 오른편으로는 상사호가 희미하게 보이고, 왼편에는 나뭇가지 사이로 가야할 장군봉이 걸려있다. 송광사 주차장에서 이곳까지는 4.2 Km로서 약 1시간30분이 걸렸다.

 

 

▼  연산봉의 정상은 헬기장으로 상당히 넓다. 조계산 연산봉이라고 적힌 정상표지석(851m)이 날씬하게 서있다. 동쪽으로는 선암사와 상사호가 그 왼편으로 산줄기 능선이 아름답게 흐르고 있고, 서쪽 방향은 산봉우리 너머로 주암호 일부와 그 뒤로 추월산이 바라보인다. 남쪽은 호남정맥과 그 오른편으로 천자암봉이 육중하게 서 있다.

 

 

 

▼  연산봉에서 다시 연산사거리로 내려서서 장군봉으로 향하는 능선은 온통 참나무 群落地, 남자成人 키로 두 길이 채 못 될 정도로 작달막하다. 등산로가 제법 넓어서 같이 걷는 사람과 얘기를 나누면서 걸어도 충분할 정도... 집사람과 정겨운 얘기 나누며 행복에 겨워하고 있는데, 갑자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람들과 마주치면서 그 흥이 깨져버린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등산로 한 가운데를 버젓이 막아놓고, 버너에 찌개를 끓이고 있는 모습들이라니....

 

 

 

 

▼  연산봉에서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조계산의 주능선은 우뚝 솟아오른 형태, 갈참나무들 때문에 시야가 가리지만 간혹 만나는 봉우리들은 四圍가 시원스레 트여 있다. 광양 백운산, 지리산 반야봉, 노고단이 가시권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을 때는 連峰들의 물결 너머로 순천만을 감상할 수 있다는데...

 

 

▼  경사가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오르내리는데, 등산로 주변의 山竹 밀집도가 높아지기 시작한다. 크기도 어느새 사람의 키만큼 커져버렸고... 산죽군락 사이를 가르며 예쁘게 생긴 나무계단이 봉우리를 향해 일직선으로 이어지는데, 그 끄트머리에는 방송시설이 서 있다. 산불예방 방송이 시끄럽게 들리는지 집사람이 꼬집는 멘트 한마디 ‘저게 바로 騷音公害인데...’

 

 

 

 

▼  널다랐던 등산로는 어느새 두 사람이 어깨를 마주하고 걸어갈 수 없을 정도로 좁아져 버렸다. 그래서 일열로 서서 걸어야만 하고, 이야기를 주고 받기 힘들기에 그저 묵묵히 걸을 수 밖에 없는 길, 걷는 동안 세속의 번뇌를 하나 둘, 다 떨쳐버리고, 그렇게 걷다보면 나와 숲은 언젠가 하나로 동화되어버린다.

 

 

 

▼  장군봉 정상에 올라서면, 그리 넓지 않은 안부에 검은 오석으로 멋지게 만들어 세운 정상표지석과, 중앙의 엉성하게 쌓인 돌무더기 위에 날카로운 돌을 세워져 있는 것이 먼저 보인다. 이정표에는 올라왔던 선암사 방향, 작은골목재 보리밥집 방향, 장밭골 송광사 방향이 표시되어 있다. 송광사에서 여기까지 거리는 6km란다. 연산봉 정상에서 이곳 장군봉 정상까지는 약 3.4Km 한 시간 남짓 걸어왔다.

 

 

 

▼  정상에서의 전망은 남쪽을 제외하고는 나뭇가지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는다. 동쪽은 나뭇가지에 가려진 상사호와 그 배후 능선들이 희미하고, 서쪽의 연산봉도 역시 나뭇가지 사이로 언뜻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린다. 다만, 남쪽으로 깃대봉과 호남정맥의 봉우리들이 연이어 흐르고 있다. 그 뒤에는 아스라이 남해바다가 나타났다 이내 사라져버린다.

 

▼  선암사로 가기 위해서는 장군봉에서 좌측으로 내려서야한다. 등산로는 급경사 내리막길... 급사면을 내려서면 남쪽으로 조망이 확 트이는 전망대가 나타나고, 다시 한 번 내리막을 달리다보면 앙증맞은 약수터를 만나게 된다. 바위 위에 플라스틱 바가지가 놓여있지만 물맛을 보는 것은 사양, 수통에 물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기도 하지만, 수질을 믿지 못하는 것도 또 하나의 요인일 것이다.

 

▼  약수터에서 급경사 너덜 길을 따라 내려서면 등산로는 고와지지 시작한다. 사람의 키를 훌쩍 넘겨버린 산죽 사이의 길을 따라 내려서면 대각암 우측의 삼거리가 보인다. 이곳 삼거리에서 오른편으로 진행하면 ‘작은 굴목재’를 거쳐 장군봉에 이르게 되고, 선암사로 가려면 곧바로 진행하면 된다.

 

 

 

 

 

▼  大覺庵, 大覺國師가 이곳에서 크게 깨달았다고 한다.

 

 

▼  仙巖寺 磨崖如來立像.

대각암을 지나면서 도로는 시멘트포장도로로 바뀐다.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더 내려오면 오른편에 마애여래입상이 보이는데, 큰 바위에 如來佛의 立像이 새겨져 있다. 딱 푸근한 동네 아줌마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이 여래입상은 전남 문화재자료 제157호로. 고려 중․후기 작품으로 추정된단다.

 

 

▼  마애여래입상을 지나면 곧바로 좌측으로 선암사의 殿閣들이 보인다. 건물들의 겹겹이 이어진 지붕이 보이고, 길은 迷路... 장군봉에서 이곳까지는 약 2.7 Km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려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 仙岩寺 : 삼십일본산의 하나로서 백제 성왕 7년(529)에 阿道和尙이 毘盧庵이란 암자를 세운 것이 시초라는 창건설화가 있으나,詳考할 만한 자료는 없다. 寺傳에 의하면 新羅 경덕왕 때(742)에 道詵師가 중건하여 조계산 선암사라 하였으며, 임진왜란 때 전소된 것을, 純祖 때 梅鶴, 訥庵, 益宗 등 삼대사가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전각은 모두 24동으로서 그 규모와 역사성에서 송광사에는 미치지 못하나, 계류의 풍광은 오히려 송광사 쪽보다 뛰어나다.

 

 

▼  仙巖寺 解憂所(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화장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 앞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 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정호승 시인의 작품에서 나오는 해우소가 바로 이 건물이다. 해우소의 바닥은 흔한 시멘트 바닥이 아니라 마룻바닥으로, 얼핏 보면 여느 기와집 대청마루 같다. 또한, 변소 특유의 역겨운 암모니아 냄새 대신, 시원한 바람과 햇볕 냄새가 은은히 났다. ‘대소변을 몸 밖으로 버리듯 번뇌와 망상도 미련 없이 버리세요’ 정호승 시인이 보았다던 종이는 보이지 않았다.

선암사의 해우소에는 ‘깐 뒤’라는 두 글자가 새겨져 있다. 그런데 깐의 머리 자음은 ‘ㅅ’과 ‘ㄱ'을 합쳐 놓았다. 거꾸로 읽으면 ‘뒤 깐’이고, 제대로 읽으면 ‘깐 뒤’, 또 어떻게 보면 ‘싼 뒤’로도 보인다. 대체 뭘 까고, 뭘 싼다는 것일까?

 

 

▼  아름드리 소나무가 옆으로 누워 자라고 있는데, 가지 하나는 하늘을 향해 서 있는 것이 이채롭다.

 

▼  降仙樓, 강선루의 경치는 승선교와 더불어 선암사에서 대표선수 격이다. 풍경사진이 있는 달력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사진작가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사찰이름이나 강선루, 승선교에 신선 仙가 공통으로 들어가는 이유가 뭘까? 혹시 옛날에는 이곳이 佛敎寺刹이 아니라 道敎의 仙院이 아니었을까? 믿거나 말거나...

 

 

▼  仙巖寺 昇仙橋(보물 제400호), 선암사 입구에 있는 虹橋, 홍교란 다리 밑이 무지개처럼 반원형으로 쌓은 다리를 말하며 홍예다리, 아치교, 무지개다리라고도 부른다.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 있는 筏橋虹橋(보물 제 304호)와 함께 그 구조 형식이 가장 뚜렷하다.

 

 

▼  산행날머리는 선암사 매표소앞 주차장

선암사에서 매표소까지는 약 2Km, 無念無想으로 걷다 보면 아마 참으로 운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아직까지 흙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 하며, 길가의 아름드리 졸참나무를 보면서 말이다. 굴참나무나 갈참나무는 크게 자란 것을 흔히 볼 수 있지만 졸참나무가 이렇게 큰 것은 이곳 선암사가 아니면 보기 힘들 것이다. 제법 큰 나무들이 바깥의 빛을 차단하고 있기에 무심결에 올려다본 하늘은 모자이크 처리된 화면을 보는 듯 했다. 마치 새롭게 눈뜬 사람에게 경이로움을 주는 느낌으로 비유할 수 있을까?

 

 

 

▼  귀경길에 들른 낙안읍성(사적 제302호)

선암사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朝鮮 前期의 성곽으로, 보존상태가 다른 읍성에 비해 양호하다는 평이다. 왜구의 잦은 침입을 막으려고 쌓은 성으로서 城內에 주민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 다른 城郭과 확연히 구별되고 있다.

 

출처 : 가을하늘네 뜨락
글쓴이 : 가을하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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