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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월출산 끄트머리에 우뚝솟은 바위봉우리, 월각산 (`11.3.27)

산마루금 2013. 7. 9. 11:11

 

월각산 (月角山, 456m)

 

 

 

산행코스 : 2번國道 월산교차로→암봉→땅끝기맥 갈림길→월각산→기맥 갈림길→문필봉→주지봉→죽순봉→문산재→도갑사 주차장(산행시간 : 5시간)

 

소재지 : 전라남도 강진군 성전면과 영암군 학산면, 서호면의 경계

산행일 : ‘11. 3. 27(일)

함께한 산악회 : 월산악회

 

 

특색 : 월각산은 월출산 남쪽의 끄트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능선 위의 한 봉우리다. 산의 규모가 작아 깊은 감동을 주기에 부족한 데다, 交通의 불편으로 인해 접근성까지 좋지 않기 때문에, 예전에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최근에 땅끝지맥을 답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기 시작했다. 작지만 알찬 산, 各樣各色 바위들의 전시장인 월각산은 나름대로 매력을 갖춘 산이다.  

 

 

 

산행들머리는 2번 國道의 월산交叉路(해남읍 진출 교차로)

‘광주-무안 고속도로’ 나주 I.C를 빠져나와, 13번 國道를 따라 해남읍 방향으로 달리다보면 월평교차로(강진군 성전면)에서 2번 國道와 겹치게 된다. 이곳에서 2번 국도를 이용 목포방향으로 잠시 달리다보면 해남읍으로 들어가는 나들목인 월산교차로(성전면 월평리)와 만나게 된다. 나들목을 빠져나오자마자 차에서 내리면, 오른편에 우뚝 솟아오른 월각산의 암릉이 눈에 들어온다. 나들목 옆의 民家 앞을 통과하여 계곡으로 들어서지만 인적이 끊긴지 오래인 듯, 가시넝쿨이 우거진 등산로는 사람들의 통행을 허용하지 않는다. 억지로 길을 뚫어 나가지만, 얼마 안 있어 그나마도 사라져버린다.

 

 

 

 

길 찾기를 단념하고, 능선의 방향을 미리 정한 후, 20분 남짓 무작정 산비탈을 치고 오르면 능선안부에 닿게 된다. 이곳에서 왼편으로 진행하면 조금 후에 어른 키를 훨씬 넘기는 山竹群落을 만나게 되고, 곧이어 진행방향 전면으로 우뚝 솟아오른 바위 봉우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교차로에서 1Km, 월각산 정상까지는 2.9Km가 남았다.

 

 

 

 

본격적인 암릉 산행이 시작된다. 아찔한 구간이 금방이라도 나타날 것 같지만 의외로 길은 편안하다. 바위 능선 사이사이와 위로 길이 나 있고, 정녕코 위험한 데는 우회하도록 되어 있다. 만일 암릉을 오르내리는 곳에 매어놓은 굵은 동아줄만 믿지 않는다면 큰 사고 없이 암릉산행을 마칠 수 있을 것이다. 암릉에 매달린 로프가 굵지만 오랫동안 관리가 안 된 탓에 조금만 힘을 주어도 끊어질 만큼 낡았기 때문이다.

 

 

 

 

 

 

능선은 설악산 공룡능선의 바위 봉우리 윗부분만 싹둑 잘라 옮겨둔 것 같은 축소판이다. 공룡능선을 가고 싶어도 힘든 산행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못 가는 사람들에게 한번쯤 권해볼만 하다. 월각산은 전체적으로 肉山(흙산)이지만, 산행을 시작한 후 30분 정도 오르면 만나게 되는, 첫 암봉에서부터 1Km를 조금 넘는 구간은 바위山의 전형적인 풍광을 보여준다. 암릉에서 마주치는 奇奇妙妙한 바위들은 어느 것 하나, 같은 것 없이 제각각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이 구간이 월각산 산행의 白眉이다.

 

 

 

 

암릉에 올라서면 시원스레 시야가 열린다. 왼편 발아래에는 월평제 너머 2번 國道위를 지나다니는 차량들이 마치 장난감처럼 보이고, 오른편으로는 월출산의 바위능선이 屛風처럼 펼쳐지고 있다. 그리고 진행방향의 바위들 사이에는 용틀임하듯 몸을 꼬고 있는 키 작은 소나무들이 박혀있다. 마치 山水畵 속을 거니는 듯, 韓國的인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게 만든다.

 

 

 

 

 

 

암릉구간은 도상으로 1km를 조금 넘길 정도로 거리가 짧지만, 50m 남짓한 高度 차이를 보이는 암봉들이 불규칙하게 솟아 있기 때문에, 오르내리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眞景山水畵를 감상하며 느긋이 걸어보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는 것은 오늘 산행에 주어진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서둘러야 5시간에 완주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는 산악회장님 말씀... 그래놓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겨우 5시간, 速步로 걷지 않는다면 주어진 시간 안에 산행을 마칠 수 없을 것이 틀림없다.

 

 

 

 

 

 

 

 

암릉의 끝인 420봉을 지나서 조금 더 진행하면, 땅끝지맥과 만나게 되는 ‘지맥 갈림길’에 다다르게 된다. 갈림길에 들어서면 등산객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아마 땅끝기맥 답사를 나온 모양이다. 시간에 쫓겨 바쁘게 걷는 나를 위해 길을 비켜주는, 매너가 좋은 경남 진해에서 온 산악회원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월각산 일대에 심심찮게 자생하고 있는, 春蘭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여럿 보인다는 것이다. * 땅끝기맥 : 호남정맥 깃대봉과 삼계봉 사이의 능선에서 갈려나와 영산강 남쪽을 거쳐 해남의 땅끝까지 뻗은 산줄기다. 도상거리 약 123km 길이로 월출산과 별매산(일명 벌뫼산), 두륜산, 달마산 등을 아우른다. 월각산은 이 산줄기가 월출산에서 밤재로 연결되기 직전 북쪽으로 살짝 벗어난 곳에 솟아 있다.

 

 

 

 

‘기맥 갈림길’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는 그저 그렇고 그런 風景이다. 등산로는 철쭉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가운데 참나무의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3시 방향에 월각산의 전모가 한눈에 들어올 즈음이면 월각산 삼거리에 다다르게 된다. 월각산 정상으로 가려면, 이곳 삼거리에서 잠깐 ‘기맥 길’을 벗어나, 오른편 능선으로 올라서야한다. 바야흐로 봄이 무르익는 등산로 길섶에는 생강나무들이 노란 꽃망울을 활짝 터뜨리고 있다. 삼거리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월각산 정상은 이름에 걸맞지 않게 별다른 특징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좁다란 분지의 한 가운데를 월각산이라는 이름표를 단 쇠말뚝 하나가 지키고 있을 따름이다.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월출산의 천황봉과 향로봉이 멋지게 조망된다.

 

 

 

 

월각산 삼거리를 뒤로하고 이어지는 기맥 길은 가파른 내리막길, 계곡으로 떨어지는 느낌을 받으며 15분 정도를 내려서면 묵동재이다. 묵동재는 좌우를 임도로 잇는 고개로서, 오른편으로 내려서면 성전저수지이고 왼편은 진행하면 묵동리로 내려서게 된다.

 

 

 

묵동재에서 이어지는 능선 길도 평범하기는 매 한가지, 지루하게 걸을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오르내리는 능선의 高低가 심하지 않기 때문에, 걷는 速度를 낼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 것이다. 閉헬기장의 잡목 숲을 가로질러 10여분 남짓 진행하면 마루금 좌측으로 바위가 자리하는 조망대에 올라서게 된다. 오른편으로 조망이 열리면서 성전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그 너머에는 월출산의 향로봉이 다시 한 번 그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전면에는 문필봉과 주지봉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오늘 산행에서 또 하나의 白眉인 문필봉으로 가려면 월출산으로 향하는 땅끝기맥의 主능선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맥 갈림길을 뒤로하고 주지봉 방향으로 내려서면 등산로가 흐릿해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걱정은 禁物, 진행방향의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주지봉 방향을 목표로 삼아 진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산죽과 잡목들이 거칠게 저항을 하고 있는 등산로는 걷기에 여간 불편하지가 않다.

 

 

 

 

주지봉이 바라보이는 능선에 올라서면 왼편으로 빼곡히 늘어선 신갈나무 숲 사이로 문필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등산로는 주지봉 아래에서 문필봉을 향해, 산허리를 가로지르며 이어진다. 문필봉에서 주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안부 삼거리에서, 왼편의 자그마한 둔덕 하나를 넘으면 문필봉이 보이기 시작하고, 가까이 다가갈수록 문필봉의 장엄하고 우아한 모습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준다. 문필봉 아래 있는 계곡이 참 깊고 신선해 보인다. 그 깊은 골에 우뚝 선 문필봉! 우뚝 솟은 바위 봉우리 왼편으로 널따란 영암들판과 영산강하구언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있다.

 

 

 

 

문필봉에서 능선안부 삼거리로 되돌아와 10여분 가파르게 올라서면 주지봉 정상이다. 정상에는 이름표 하나 없이 삼각점만이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별다른 특징 없이 삼형제 바위만이 잡풀 속에 자리하고 있다. 오른편으로 올려다 보이는 월출산의 천황봉과 향로봉은, 하늘을 뚫고 올라선 듯 구름에 휘감겨 있고, 노적봉 방향으로 이어지는 암릉은 구름 사이를 뚫고 나오는 작은 빛살에, 그 아름다움을 한껏 자랑하고 있다.

 

 

 

주지봉을 내려서면 평범한 風景의 완만한 능선이 이어진다. 등산로는 흙길이나 곳곳에 각양각색의 커다란 바위들이 심은 듯이 솟아있는 것이 보인다. 오른편으로 터지는 월출산의 조망은 단연 一品이다. 천왕봉에서 구정봉으로 이어진 긴 능선이 한눈에 든다. 水墨畵 속의 山처럼 수려하면서도 정돈된 월출산 풍경이 이곳에 있다.

 

 

 

 

주지봉에서 10여분 정도 내려서면 진행방향에 죽순봉이 바라보인다. 또 다시 이어지는 짜릿한 암릉, 죽순같이 뾰쪽뾰쪽하게 솟아 있는 전면의 죽순봉을 바라보면서 20분 남짓 내려서면 좌측으로 꺾어 문산재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걸을수록 상쾌하다. 바윗길을 이리저리 오르며 딛는 맛과 더 화려해지는 경치 때문이다. 앞으로 나타날 바위들이 기대되고, 뒤로는 저축을 해둔 것 마냥 지나온 바위들이 뿌듯하다.

 

 

 

 

 

 

아기자기하고 奇妙한 암릉 구간을 내려서면 비록 잠시이지만 또다시 전형적 肉山, 등산로는 걷기에 좋은 흙길이다. 마을 뒷산 같은 느낌을 주는 풍경... 이런 길은, 긴장감 없이 편하게 흙을 딛고, 진동하는 숲 향기를 맡을 수 있어 좋다. 그러나 바윗길의 아름다움에 너무 빠져버렸던 탓일까? 특별한 풍경을 보여주지 못하는 내리막길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은....

 

 

 

흙길을 밟으면서 조금 더 진행하다보면, 전면으로 큰 바위가 하나 자리하고 있는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이 바위의 왼편으로 우회하여 널찍한 암반을 딛고 내려서면 왼편에 ‘책굴(冊窟) 입구’라고 쓰인 이정표가 보인다. 책굴은 왕인박사가 홀로 조용히 공부하던 천연석굴로 길이가 7m. 폭은 2.5m라고 한다. 안은 제법 넓고 평평하여 혼자서 조용히 공부하기에 안성맞춤일 듯 싶다.

 

 

 

 

 

책굴(冊窟)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문산재(文山齊)의 뒤뜰로 내려서게 된다. 주지봉 아래에 자리 잡은 왕인박사의 수학지(修學地)인 문산재는 관리인이 없는 듯, 관리인은 보이지 않고 모든 문들이 자물통으로 굳게 잠겨져 있다.

 

 

 

 

산행날머리는 도갑사 주차장

문산재 앞의 약수터에서 감로수로 목을 축이는데, 약수터 주변의 동백나무들이 붉은 꽃망울을 활짝 열고, 요염한 자태를 한껏 자랑하고 있다. 문산재를 벗어나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10여 분을 내려가면 죽정마을이다. 죽정마을을 벗어나, 도갑사로 올라가는 도로를 따라 20분 정도를 더 걸으면 도갑저수지 위에서 오늘 산행이 종료되는 주차장을 만날 수 있다.

 

출처 : 가을하늘네 뜨락
글쓴이 : 가을하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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