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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강호동의 `1박2일`로 유명세를 타고있는 천관산(`10.12.4)

산마루금 2013. 7. 9. 11:16

천관산(天冠山, 723m)

 

산행코스 : 천관산 주차장→영월정→장천재→종봉(금강굴)→대장봉(환희대)→천관산 정상(연대봉)→양근암→영월정→천관산 주차장 (산행시간 : 4시간)

 

소재지 : 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과 대덕읍의 경계

산행일 : ‘10. 12. 4(토)

같이한 산악회 : 피닉스산악회

 

특색 : 가을의 전령인 억새와 바람, 그리고 우뚝 솟은 奇巖怪石이 자리 잡고 있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그래도 묘한 연결점을 지닌 산이 천관산이다. 하늘을 향해 수십 개의 바위봉우리가 주옥으로 장식한 천자의 冕旒冠을 닮았다고 해서 ‘하늘의 갓’ 즉 天冠山이 불렸을 정도로, 이름에 걸맞게, 아름답고 기기묘묘한 바위들의 展示場 같은 산이다. 한반도의 한쪽 귀퉁이에 자리 잡고 있어, 빼어난 경관에 비해 덜 알려졌으나, 얼마 전 강호동의 ‘一泊二日’에 소개되고 난 후, 갑자기 찾아오는 등산객들로 몸살을 앓을 정도란다.(천관산은 남도 제일의 지리산을 비롯해 아기단풍이 많은 내장산, 바위덩어리 월출산, 처녀림을 간직한 내변산 등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에 속한다)

 

 

▼  산행들머리는 천관산도립공원 駐車場’

무안-광주고속도로 나주 I.C에서 빠져나와 羅州市 외곽을 통과한 후, 13번 국도를 따라 강진군 성전면까지 달린 다음, 이곳에서 2번 국도로 갈아타고, 장흥읍 못 미쳐서 23번 국도와 만나는 지점까지 달린다. 이어서 23번 국도를 따라 고금도 방향으로 달리다보면 관산읍을 지나게 되고, 곧 이어 나타나는 이정표를 따라 오른편으로 들어서면 천관산도립공원 주차장에 다다르게 된다. 駐車場은 이곳 천관산이 道立公園이어선지 깔끔하고 널따란 化粧室을 두 개가 갖추고 있고, 주변 시설들의 外觀을 봐도 이곳 行政機關에서 공들여 관리하고 있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주차장입구 맞은편 천관산 방향으로 커다란 산행안내도가 설치되어 있고, 등산로는 그 뒤로 이어진다. 등산로 입구에 있는 산불통제소의 옆에 湖南第一支提靈山(호남제일지제영산)이라고 쓰인 커다란 표지석이 눈길을 끈다. 아마 천관산의 옛이름이 지제산이었나 보다.

 

 

 

 

▼  여기는 따뜻한 남쪽 나라, 이미 첫눈이 내린지 오래건만 이곳에는 아직도 예쁜 꽃들이 화사하게 피어있다.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들머리 주변의 국화차 재배지의 농원에도 노란 국화꽃이 만개해 있었다.

 

 

 

 

▼  잘 닦인 시멘트포장도로를 따라 200m정도 걸어 올라가면 迎月亭(육각정)이 보이고, 그 옆에 또 하나의 산행안내도가 서 있다. 이곳에서 곧바로 직진하면 장천재로 가게되고, 왼편 능선으로 올라서면 양근암을 거쳐 정상에 다다르게 된다. 영월정에서부터 등산로는 두사람이 한꺼번에 걸을 정도로 좁은 흙길로 변한다. 영월정 앞에는 작은 쉼터를 만들어 놓고 그 뒤에 천관산이 ‘호남 5대명산’의 하나라는 비석과 고려시대 인종대왕의 왕비였던 공예태후가 태어난 곳임을 알려주는 입석이 세워져 있다.

 

 

 

 

▼  영월정에서 조금 더 걸어 올라가면 長川齋(전라남도 유형문화제 제72호)가 나온다. 장천재는 조선 후기 실학자인 存齋 위백규 선생이 후학을 가르치던 곳이라고 한다. 장천재 앞의 개울을 건너는 다리가 도화교인데, 다리 건너에 있는 장천재 건물 앞으로 보이는 우람한 소나무가 태고송이다. 태고송은 장천재를 처음 지을 당시인 조선 태종 때부터 있었다고 하는데, 솔바람 소리를 기상을 예측했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온다.

 

 

 

▼  장천재에서 조금 더 걸어 올라가면 體育公園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왼편으로 가면 금수굴을 거쳐 頂上인 연대봉으로 가게 되고, 오른편으로 90℃를 틀어 진행하면 금강굴과 환희대를 거쳐 정상인 연대봉으로 가게 된다. 체육공원으로 오르는 등산로 왼편에는 꽤 오래된 동백나무 群落地가 보인다. 아마 겨울철 막바지에는 흐드러지게 핀 동백꽃을 구경할 수 있을 듯...

 

 

▼  체육공원을 지나 오른편 능선으로 들어서면 그야말로 급경사, 다행이도 5분이 채 못되어 오르막이 끝나고 이정표가 서있는 안부에 다다른다. 여기서부터는 약 20분 동안 완만한 경사의 등산로를 걷게 된다. 등산로 주변에는 아직도 가을인양 단풍이 붉게 물들어있다.

 

 

 

▼  곱게 이어지던 등산로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다시 가파라지기 시작한다. 바위지대를 오르면서 잠깐 짬을 내어 돌아보면 남해바다의 리아스식 해안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점점이 흩어져 있는 섬들, 마치 바다위에 떠있는 돛단배인양 파도위에서 넘실대며 흘러 다니고 있다.

 

 

 

 

 

 

▼  뒤가 열린 능선길을 30분 정도 더 오르면 망부석 같은 바위가 늠름하게 버티고 섰다. 함께 걷게 된 ‘구의산악회’ 회장님 왈, 이곳 천관에는 바위 문이 7개인가 되는데 저 문이 첫 번째 문이란다. 저 문이 있는 봉우리가 바로 선인봉(선봉)이다. 선인봉에서부터 바위들의 열병식이 시작된다는데 기대해 볼 일이다.

 

 

 

 

 

 

 

▼  산을 오르면서 다른 산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 하나, 이곳저곳에 널린 바위들을 바라보며 ‘누가, 언제, 저렇게 예쁘게 쌓아 놓았을까?’ 이는 바위 하나하나가 누군가가 일부러 만들어 놓은 藝術作品으로 느껴질 정도로 정교한 아름다움을 지녔다는 말이다. 너무도 아름답게 생긴 바위들을, 넋을 잃고 바라보며 감탄사를 쏟아 놓다보면, 어느새 우린 정상에 도착해 있다.

 

 

 

 

 

 

 

▼  선인봉에서 15분을 더 오르니 금강굴이 있다. 그리 깊지는 않다. 주변에 선 바위가 만든 좁은 통로를 일부러 통과하니 금종암이다. 종봉이라고도 부른다. 종봉 아래가 금강굴인 것이다. 종봉에 올라서면 웬 기다란 나무 널빤지가 바위위에 놓여있다. 구의산악회 회장님의 권유에 따라 드러누워 본다. ‘와~~와~~ 이럴수가~~’ 저 앞의 구정봉 등 바위봉우리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이란... 마치 오목렌즈속의 풍경이 이렇지 않을까? 그야말로 요지경속에 세상에 내가 놓여있다. 이곳이 역시 부처님과 연관이 깊은 산이라는 것은, 이런 좋은 전망방법을 수도하던 스님이 발견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 바위위에서 수도에 정진하던 스님이 잠시 쉬기 위해 바위에 드러누웠다가 이런 기발한 조망방법을 발견했다니 말이다.

 

 

 

 

 

 

 

  

▼  전망바위 뒤의 제법 위험한 바위위에서 구의산악회 회장님이 올라오라고 손짓한다. 조금은 무섭지만 까짓~~ 어찌 조금의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서 절경을 구경할 수 있으리오... 나 또 하나의 奇物과 만날 수 있었다. 어쩌면 저리도 ‘洋便器’를 빼다 닮았단 말인가? 요즘이 가물어서 그렇지 만일 비까지 온 뒤라면 누가 뭐라고 해도 영락없는 양변기가 종봉 위에 놓여 있었다.

 

 

 

 

▼  이곳의 바위는 설악산만큼 그 규모가 크고 웅장하지는 못하지만, 정교하고 오묘한 맛은 차라리 설악산보다 한수 위이다. 또한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월출산과도, 또 다른 形態美를 보여주고 있다. 산 전체가 奇巖怪石으로 둘러싸인 월출산에서 비해, 개개의 奇巖怪石들이 흙 능선위에 심은 듯 솟아올라, 다른 유명한 바위산들과는 색다른 美를 보여주고 있다.

 

 

 

 

▼  九龍峰, 아홉마리의 용들이 머리를 맞대고 노니는 형상이라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바위로만 이루어진 봉우리는 ‘바위 博物館’이라 할 만큼 各樣各色의 바위들이 어우러지며 각각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  종봉을 돌아 작은 계단을 올라서니 天子의 冕旒冠을 닮은 구정봉의 바위들이 올려다 보인다. 천관산은 옛날에는 지제산이나 천풍산으로 불렸으나 疊疊이 쌓인 奇巖怪石이 천자의 면류관 형상을 닮았다하여 천관산이라고 바꿔 부르게 되었단다. 등산로를 벗어나 구정봉 바위에 올라서면 저 앞에 환희대와 좌우로 펼쳐진 능선의 바위들이 보인다. 능선을 따라 서 있는 모습들이 마치 군인들이 도열해 있는 것 같다.

 

 

▼  비스듬하게 기울은 것이 피사의 사탑? 능선을 걷다보면 奇巖怪石들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경관들이 시종일관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奇奇妙妙한 바위들로 이루어진 종봉과 천주봉, 대장봉 등 바위봉우리들이 奇妙하면서도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  환희대(대장봉 정상), 벅찬 歡喜를 느끼며 닿은 곳, 환희대는 책 형상의 네모나게 깎인 바위들이 서로 겹쳐 있어, 만권의 책을 쌓아놓은 것 같은 평평한 石臺이다. 산에 올라 이곳에서 성취감과 큰 기쁨을 맛보라고 그렇게 이름을 지었단다. 환희대에서 연대봉까지는 억새밭이 사방에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환희대는 구룡봉과 장천재, 그리고 연대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이다. 한쪽 귀퉁이에 그 징표들을 주렁주렁 머리에 매달은 이정표가 늠름하게 서 있다.

 

 

▼  환희봉에서 연대봉대까지 이어지는 平原은 가을이면 하얀 억새꽃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그 넓이가 자그마치 40만평, 비록 영남알프스의 억새 평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다른 유명한 억새평원보다는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겨울의 초입, 하얀 솜털 같은 꽃잎들은 어디로 다 날려가 버리고, 나락을 훑고 난 벼의 짚단같이 모습으로, 앙상한 줄기만 바람에 온몸을 맡기고, 바람에 부대끼면서 사각사각 울음소리를 내고 있다.(이곳 억새평원이 만들어진 이유를 보면 한마디로 슬픈 역사의 한토막이다. 이고장 출신의 소설가인 이청준선생은 그의 소설 ‘신화시대’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적어 놓았다. ‘고려시대 때, 여몽연합군이 일본정벌에 사용할 軍船을 만들기 위해 濫伐을 한 이래, 朝鮮時代의 壬辰倭亂 때에는 朝鮮水軍의 군선 製造用으로, 그리고 日帝 강점기에는 建築資材로 사용하기 위해 일본인들이 濫伐하였다.’)

 

 

 

▼  광활한 억새평원은 찬란했던 은빛의 절정을, 홀씨와 함께 이미 보내버리고 이제 허허롭게 가을의 잔재들을 갈무리하고 있다. 하얀 억새꽃이 햇빛을 등지고 바람에 흔들릴 때 이곳을 찾았다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못내 아쉬워하며 걷는 능선은 소잔등처럼 부드럽게 이어진다.

 

 

 

▼  천관산 정상은 흙으로 된 밋밋한 봉우리, 그 꼭지에 烽火臺가 자리 잡고 있다. 아담한 정상표지석은 봉화대의 전면에 세워져 있다. 천관산의 정상부는 억새의 공간이다. 억새는 태양을 마주하고 보는 逆光에서 가장 아름답기 때문에 오전 산행은 환희대에서 연대봉으로 오후 산행은 연대봉에서 환희대로 가는 편이 좋단다. 그러나 지금은 억새꽃이 다 져버린 겨울의 初入, 역광이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 넘실거려줄 은빛 꽃이 없는데서야... 연대봉 정상은 장흥에서 가장 높기 때문에 조망 또한 뛰어나다. 여기서는 제암산은 물론, 완도의 상황봉, 해남의 두륜산, 그리고 월출산과 무등산까지 다 바라보인다. 날씨가 좋은 날은 제주도의 한라산과 거문도까지 보인다고 하나 오늘은 날씨가 맑은 편인데도 그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고 있다.

 

 

 

▼  하산은 정상에서 왼편 양근암 방향의 능선을 따라 내려선다. 疊疊이 바윗돌이 쌓인 바윗돌인 庭園岩. 능선 위에 자리 잡은 모양새가 예쁘다. 조금 더 내려가면 또 다른 정원암, 정원암에서 양근암까지는 그리 험하지 않은 바윗길이 이어진다. 덕분에 좌우 능선에 심어져 있는 奇巖怪石은 물론 전면에 펼쳐지는 多島海의 풍광을 실컷 눈요기 할 수 있다.

 

 

 

 

 

 

 

▼  陽根岩이라고 적힌 이름표를 달고 있는 바위를 만난다. 그 동안 산행을 하면서 수없이 많은 陽根石을 만났었다. 그러나 이곳보다 큰 것은 본 일이 있지만 이곳만큼 잘 생긴 양물은 결코 보지 못했다(그러나 살짝 방향을 바꿔서 바라보면 결코 男根으로 보이지 않는 아쉬움도 있다). 어쩌면 저리도 하늘을 향해 힘차게 치켜들고 있을까? 장엄한 남성의 상징물을 바라보며 그저 부러워할 따름... 용감하다고 소문난 우리나라 아줌마들, 다들 손으로 만지락거리며, 바위를 껴안고 사진 찍느라 바쁜데, 심지어는 그 형상에 뽀뽀를 하고 있는 아줌마도 보인다.

 

 

 

 

 

 

▼  산행날머리는 천관산도립공원주차장(原點回歸 산행)

양근암에서 30분 정도 더 내려오면 갈림길이 보인다. 능선을 따라 곧 바로 내려가면 육각정(영월정)으로 이어지고, 오른쪽 하산로를 선택하면 장안사를 거쳐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가게 된다. 정상에서 양근암을 거쳐 영월정으로 내려서는 능선 길은 多島海 風光이 눈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어 그 멋은 倍加되는 길이다.

 

 

 

 

 

 

출처 : 가을하늘네 뜨락
글쓴이 : 가을하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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