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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오봉산 여근곡

산마루금 2014. 10. 27. 09:20

경주 오봉산 마당바위는 역사드라마 촬영명소이다. 

 

 

 

 

경주 오봉산 여근곡/2012. 11. 3

 

경주 오봉산은 산이름보다는 여근곡(女根谷)으로 더 알려졌다.

경주시 건천읍 신평리 오봉산 골짜기에 있다.

여근곡은 지형이 여자의 국부처럼 생겨서 붙여진 지명이다.

 

주차장인 여근곡 전망지 표지판 설명에 따르면, 신라 선덕여왕 때에 겨울인데도 연못에서

개구리들이 울어대므로 신하들이 여왕께 이를 아뢰자 여왕은 각간 알천과 필탄이라는 두 장수에게 군사 2천명을 주어

여근곡에 숨어 있는 백제군사 5백명을 무찌르도록 하였다.

 

군사들이 적을 무찌르고 돌아오니 신하들이 여왕께 어떻게 이것을 알 수 있었는지 물었다.

여왕이 말하기를 개구리는 눈이 불거져 있어 성난 군대를 상징하고

옥문은 여근으로 음에 속하므로 흰 것을 뜻하며, 흰 것은 서쪽을 상징하는데

남근은 여근에 들어가면 반드시 죽으므로 그들을 잡을 수 있음을 알았느니라고 하였다.

 

대여섯개의 봉우리가 올망졸망 솟은 오봉산(640m·닭벼슬산)은 남서쪽의 부산(729m) 줄기와 닿아 있다.

두 산을 합쳐 오봉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두 산줄기가 이어지며 감싼 분지와 능선이 신라 문무왕 때 쌓았다는 둘레 7.5㎞의 부산성 터다.

 

득오가 죽지랑을 그리는 향가 '모죽지랑가'를 이곳에서 지었다고 전한다.

여근곡 아래엔 소산지·고척지(고자골못)·부채못(부처못) 등 연못들이 즐비하다.

음기가 왕성해서인지 습한 골짜기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다.

 

작은 절 유학사 옆 산책로에 옥문지라는 샘이 있다.

이 샘을 휘저으면 마을 처녀들이 바람이 난다는 재미난 속설이 있지만

그저 작은 샘일 뿐이니 스토리텔링이 주는 과장이다.

 

 

*산행코스 : 여근곡 전망대~유학사~옥문지~전망대~마당바위~주사암~주사바위~전망대~여근곡 반대능선~여근곡 전망대

(13.2km/놀고 먹고 5시간)  

 

 

원래 단풍이 드는 시기에 도톰하게 확연히 드러난다는 여근곡은 아직은 이른 모양이다.

 

둘레는 잡목이고 나머지는 송림이라서 단풍이 들면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윤곽이 뚜렷해진다는 곳이다. 

 

종주를 할 생각이었지만 간단하게 여근곡 좌측으로 올라 가서 우측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여근곡 안내판을 보면 맨 위 쉼터까지는 가파르다. 하긴 여근을 점령하기가 쉬울 순 없지.^^ 

 

유학사까지는 그저 평범한 길이고 여기서 부터 가팔라진다. 

 

옥문지는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옥문(玉門)을 의미하는 샘을 말하는데 너무 초라하다. 

 

굴참나무와 반송군락이 어우러진 가을산행에 발걸음이 즐겁다.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져도 인적이 드물어 아름다운 길, 한적한 지방에 사는 혜택이다. 

 

붐비면 더 이상 산이 아니라는 믿음도 지방에 살아서 생긴 철학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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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에 도착하자 생강나무와 산초나무가 같이 노란 단풍을 뽐낸다. 

 

첫 전망대에 도착하면 사방이 확 트인다.

 

전망대에서 식사를 하니 가을 시간이 여유롭기 한이 없다. 

 

산행시간이 짧으면서 조망이 좋지만 거리는 13km가 넘는다.  

 

오봉산 정상에는 작은 무덤이 있다.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 부근 산에는 유독 정상 부근마다 무덤이 많다. 

 

경주에서 대구 방향으로 향하는 들녘은 황금들판이다. 

 

마지막 산행 도착지인 마당바위는 TV드라마 '선덕여왕'과 '동이'의 촬영지이다. 

 

건마당바위 건너 편도 조망이 좋기에 어디서 봐도 마당바위 방향은 탁 트였다. 

 

붉은바위 가는 길에서도 마당바위는 더 없이 좋은 조망이기에 촬영장소로 좋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험난한 산행코스를 찾다가 이제는 이런 곳을 물색하게 된다. 

 

정상 부근 주사암까지는 임도가 나 있다. 

 

주사암은 신라 때 궁녀들과 놀아 나던 주지승에 관한 재미 있는 설화가 있는 곳이다. 

 

왕이 붉은 색칠을 하여 신통력을 방해하려 했지만 실패해서 되려 국사로 모셨다니 요즘 말로 야합이다. 

 

부산성(富山城) 출발지인 주사암 주차장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다. 

 

하산길은 여근곡을 올라올 때와 반대 능선을 탄다.  

 

단풍도 들고 꼬불꼬불 낙엽이 쌓여 운치가 있는 하산길이다. 

 

막바지는 울창한 소나무 숲을 통과한다. 

 

여근곡 입구에 다다르면 산행을 출발했던 지점과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