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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매화꽃보다 더 아름답다는 섬, 홍도(`11.10.29)

산마루금 2013. 7. 9. 11:02

 

 

 

 

홍도(紅島) 유람선 투어

 

일정

10,29(토) 15:30 흑산도에서 홍도로 이동

                       * 유람선을 이용하여 홍도해안선 순회 투어(소요시간 : 2시간30분)

10.30(일) 06:30 가거도를 향해 홍도 출발

 

함께한 산악회 : 정산악회

 

흑산도를 출발한 쾌속선(快速船)은 30분 만에 홍도의 북항(北港)에 닻을 내린다. 배에 올라타자마자 잠이 들었는데, 집사람이 흔들어서 깨어보니 어느 틈에 벌써 홍도에 도착해 있다. 아마 흑산도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반주(飯酒)로 들이킨 술이 제법 되었나 보다. 아니 칠락산을 오르면서 인연(因緣)을 맺은 아주머니들과 술잔을 나누는 재미에 과음(過飮)으로까지 치닫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홍도는 마을을 1·2구로 나누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天然記念物)로 지정되어 있다. 이 때문에 산을 오를 목적으로 마을을 벗어날 경우에는 카메라와 물병 이외에는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가 없단다. 섬에서 자생하고 있는 ‘난(蘭)’과, 섬 특유의 돌을 섬 밖으로 가지고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란다. 또한, 이곳에서는 주민(住民)들조차도 돼지나 닭 등 가축을 못 키운단다. 그만큼 이 섬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매화꽃보다 더 아름답다’고 해서 ‘매가도(梅加島)’라고도 불렸던 홍도는 작은 섬이지만 33경을 내세울 만큼 볼거리가 풍성하다.

 

 

낙원(樂園)을 떠올리며 도착한 홍도의 첫인상은 충격적이다. 보이는 것이 온통 여관(旅館)이다. 음식점들까지 산 중턱을 따라 닥지닥지 붙어 있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지정되어 있고, 인위적(人爲的) 개발을 할 수 없다고 했는데 어찌 된 일일까?

 

 

 

홍도에 도착하자마자 유람선(遊覽船)으로 옮겨 탄다. 한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다이다. 그만큼 유람선을 타지 않고서는 홍도의 참맛을 알 수 없다는 얘기일 것이다. 홍도는 역시 유람선 관광(遊覽船 觀光)이 으뜸. 섬을 둘러친 기암괴석은 멀리서 보면 꼭 거대한 분재 같다. 2시간30분짜리 유람선관광에 나서면 가이드의 구성진 목소리를 따라 갖가지의 기암괴석(奇巖怪石)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만물상, 거북바위, 도승바위, 남문바위, 기둥바위, 주전자바위 등등... 검푸른 바다 위에 솟은 붉은 때깔의 바위는 유람선(遊覽船)이 만들어내는 각도(角度)에 따라 시시각각(時時刻刻)으로 불쑥불쑥 뛰쳐나온다. 관광객들의 입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탄성(歎聲)이 흘러나온다. 눈길 주는 곳마다 선경(仙境)이다.

 

 

 

배가 출발하자마자 유람선(遊覽船) 가이드는 구수한 남도 사투리로 홍도의 아름다움을 늘어놓는다. 바위섬 하나하나에 감상 포인트와 전설(傳說)까지 들려준다. 이내 남문바위가 보인다. 홍도 제1경으로 바위섬에 구멍이 뚫려 있다. 소형 선박(船舶)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인데, 이 석문(石門)을 지나간 사람은 1년 내내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얘기가 전해진단다. 이곳 주민(住民)들은 너나할 것 없이 어민(漁民)들이니, ‘고깃배가 그 아래를 지나면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전설(傳說)은 물론 보너스이다. 대문바위 앞에 서면서 가이드는 갑자기 선상사진관(船上寫眞館)의 영업사원(營業社員)으로 돌변해 버린다. ‘2만원’하는 사진 값이 저렴한 편은 아닌데도, 의외로 카메라 앞에 서는 사람들은 많다. ‘와! 바다 속이 훤히 들어다 보이네요!’ 유람선을 타고 가며 집사람이 내지르는 탄성(歎聲)이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울창한 숲의 절묘한 조화로 인해 바다의 소금강(小金剛)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물이 맑고 투명하기로 소문이 나있다. 바람이 없는 날에는 바다 속 10m가 넘게 들여다보일 정도라고 한다. 물빛은 고운 청잣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거북바위, 탑바위, 연인바위, 병풍바위, 독립문바위 등등 이름도 수없이 많다. 그러나 아직도 이름이 얻지 못한 바위들이 수없이 널려있다. ‘누울 때도 자리를 보고 누워라!’라는 말이 있듯이 다른 곳에 누웠더라면 멋진 이름 하나 쯤은 거저 얻고도 남았을 만큼 빼어난 외모(外貌)를 가졌으면서도...  

 

 

 

 

 

 

 

 

 

 

 

바위들에 매료되다보면 슬그머니 해상(海上) 회집이 등장한다. 이곳 주민들이 조그만 배를 타고 유람선으로 다가와서 회를 떠 관광객(觀光客)들에게 파는 것이다. 가이드는 국내 최초의 바다 횟집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대로 그렇게 희귀한 횟집이라면, 한 접시에 3만원을 받는 회 값은 그리 비싼 가격(價格)은 아닐 것이다. 어제부터인가 선상(船上)에는 빠른 대중가요가 흐르고 있다. 다들 즐겁게 먹고 마시고 있는데도,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아무래도 필요 없는 것에 시간을 많이 지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분 이상을 지체시킨 유람선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독립문 바위 등 몇 군데를 생략(省略)하고야 만다. 유람선(遊覽船)에 탄 사람들의 목적은 하나라도 더 많은 아름다움을 가슴에 담아가는 것인데도,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관광객들의 소망(所望)을 무참히 짓밟아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상식(常識)을 벗어난 상행위(商行爲)가 극치를 이루고 있는 세상이라지만 말이다.

 

 

 

 

만물상(萬物相)이 끝나갈 즈음이면 가이드의 손끝이 위로 향한다. 바위 위를 보라는 표현이다. 바닷물을 뚫고 솟구친 바위들 위에 만고풍상을 이겨낸 해송(海松)들이 의연히 자리를 잡고 있다. 저 해송의 아래에는 몇 포기의 풍란(風蘭)도 자라고 있을 것이다. 그런 바위들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천연공원(天然公園)이 된다. 거기에 옛 얘기라도 하나 얹을 것 같으면 또 하나의 관광자원(觀光資源)으로 태어날 것이다.

 

 

 

 

 

 

 

홍도 다도해 해상국립공원(多島海 海上國立公園 : 천연기념물 제 170호>

전남 신안군 흑산면, 즉 대흑산 본섬의 부속 도서(島嶼)로서 매가도(梅加島)라고도 불린다. 해질녘에 섬 전체가 붉게 보인다고 하여 ‘홍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홍도는 본섬을 비롯한 20여 개의 부속 섬들로 이루어져있는데, 그 하나하나의 생김새가 범상치 않는 절경(絶景)을 이루고 있어, 남해(南海)의 소금강으로 불린다. 다도해국립공원의 수많은 섬 중 가장 아름다운 '보석(寶石)'으로 불리는 홍도는 목포항에서 서남쪽 115㎞에 있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일까. 홍도는 원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주봉인 깃대봉(해발 367m) 주변에는 아름드리 동백나무 숲, 후박나무, 식나무 등 희귀식물(稀貴食物) 270여 종이 있으며 170여 종의 동물과 곤충이 함께 서식하고 있단다. 정부에서는 홍도의 원시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 지난 1965년에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170호)으로, 1981년에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이런 아름다운 원시 자연을 감상하기 위해 홍도로 가는 배는 매번 관광객으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룬다.

 

 

 

 

 

 

 

 

 

 

 

 

 

유람선에서 내려 산악회별로 숙소로 향한다.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방을 쓰는 것이 싫은 우리 부부는 3만원을 더 내고 독실(獨室)을 배정받는다. 손발을 씻고 나니 허기(虛飢)가 동한다. 그러고 보니 주위가 어두워진지 이미 오래이다.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식당의 음식솜씨는 뛰어나지는 않지만, 한 끼의 저녁거리로는 부족함이 없었다. 저녁식사를 마치자마자 선착장으로 밤마실(밤에 놀러 다닌다는 북한지방의 사투리)을 나선다. 섬에 들어올 때 봐 두었던 횟집에 들르기 위해서이다. 회 한 접시 시켜놓고, ‘홍도야 울지 마라.’라는 유행가라도 들으면서 술 한 잔 들이킨다면 이보다 더한 호사(豪奢)가 어디 있겠는가? 비록 노래가사의 홍도와 이곳의 홍도는 무관(無關)하지만 말이다. 집사람이 좋아하는 해삼 한 접시와, 내가 좋아하는 소라 한 접시를 시켜놓고 기울이는 소주 한 잔,,, 관광지이니 당연히 비쌀 것이라는 선입감(先入感)이 무색하게 회 값은 저렴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밀어(密語)를 나누는 이 시간, 이것이 바로 신선(神仙)놀음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소주잔을 주고받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낮부터 함께 술잔을 나누던 여자 분들이 약속을 잊었는지 도통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별수 없이 집사람이 따라주는 술잔으로 객고(客苦)를 풀어 볼 따름.... 그렇게 홍도의 밤은 깊어만 갔다.

 

 

5시30분에 식당으로 향한다. 우리부부 2사람이 앉은 밥상에는 밥이 나오지를 않고 있다. 한 상에 4명이 앉기 전에는 밥을 줄 수가 없다고 하면서 막무가내(莫無可奈)이다. 이 많은 사람을 상대하다보니 그럴 수도 있으려니 하지만, ‘너무 한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식사를 마치고는 이내 가거도 가기 위해 또다시 '남해 퀸'호에 승선(乘船)한다. 씁쓸하고 불쾌한 이미지를 뒤에 남겨두고서...

 

 

 

 

출처 : 가을하늘네 뜨락
글쓴이 : 가을하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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